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귀신 2

비 오는 날, 404호에서

나는 오피스텔 404호에 살고 있다.이사 온 지는 두 달 정도 됐다. 보증금이 싸고, 위치도 괜찮았다. 다만 단점이 있다면, 비 오는 날이면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것뿐이었다.첫날부터 그 소리를 들었다.비가 내리던 밤,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오는데 어디선가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."쿵… 쿵… 쿵…"무거운 뭔가를 끄는 듯한 소리. 벽 너머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. 나는 이어폰을 끼고 무시했다.그런데 비가 오는 날이면, 꼭 그 소리가 들렸다.벽을 두드려 보기도 하고,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리인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, 403호는 공실이라고 했다. 관리인은 애매하게 웃으며 말했다."비 올 때마다 그런 소리가 들린다는 분들이 많아요. 그냥 배관 소리일 거예요."그 말을 믿으려 했다.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소리는..

카테고리 없음 2025.03.10

어느 날, 내 그림자가 사라졌다

그날 아침, 나는 내 그림자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.햇빛이 밝게 내리쬐는데도 내 발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. 버스 정류장에 서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던 나는 우연히 고개를 숙였고, 그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다. 그림자가… 사라졌다.나는 두세 걸음 뒤로 물러섰다. 주변 사람들의 그림자는 뚜렷하게 보였다. 한 손으로 태양의 위치를 가늠해 보고, 발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지만 그림자는 어디에도 없었다."뭐지…?"혹시 눈이 이상해진 걸까? 내 시야는 멀쩡했다. 손을 흔들어 보아도, 빛을 가로막아 보아도 그림자는 나타나지 않았다.출근길 버스 안에서 나는 창문을 통해 바깥을 바라보았다. 아침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들어와 내 얼굴을 비췄지만, 내 몸에는 여전히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았다.이상한 예감이 들었다.회사에 도착..

카테고리 없음 2025.03.1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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